제목 (기사)중앙일보 (22.04.27)-핵심 빠진 다이빙 영상 건넨 조현수...경찰도 의아해했다
작성일자 2022-0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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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핵심 빠진 다이빙 영상 건넨 조현수…경찰도 의아해했다
입력
수정2022.04.27. 오후 8:31

최모란 기자 심석용 기자



‘계곡살인 사건’ 피의자 조현수(30) 씨가 19일 오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인천시 미추홀구 인천지방법원으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계곡살인 사건’ 피의자인 조현수(30)씨가 3년 전 사건 당시 현장이 찍힌 동영상 파일을 경찰에 자진 제출한 것으로 드러났다.
휴대전화로 촬영된 21초 분량의 이 영상은 피해자인 윤모씨가 계곡에서 다이빙하기 이전의 상황이 담겨 있으며 최근 누군가 편집한 흔적이 있다는 논란도 일고 있다.

수사 당국의 한 관계자는 “사건이 발생한 2019년 6월 30일 윤씨가 숨진 이후에 조씨가 경찰관에게 ‘계곡에서 찍은 영상이 있다’며 영상을 제출했다”고 말했다. 조씨가 영상을 수사기관에 처음으로 보인 시점은 피해자 윤씨에 대한 검시가 진행되기 이전이었다고 한다.



계곡 동영상 왜 자진 제출했을까
윤씨의 시신에 대한 검시는 당일 오후 1120분쯤부터 강원도의 한 병원에서 진행됐다.
앞서 윤씨는 오후 9시 5분쯤 가평 용소계곡에서 119에 의해 발견된 뒤 심폐소생술을 받으면서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오후 10시쯤 사망했다.
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아 조씨가 검시를 준비하던 과학수사계 경찰을 찾아와 자신의 휴대전화에 담긴 영상을 보여줬다고 한다.

조씨가 경찰관에게 보여준 영상엔 수면 위 4m 높이인 바위에 윤씨와 조씨, 조씨 등과 같은 혐의를 받는 A씨(30)가 서 있는 모습이 담겼다고 한다.
영상 속에선 조씨와 A씨가 자연스럽게 움직이면서 대화하는 동안 윤씨는 바위에 주저앉아 다리를 앞으로 모은 채 손으로 바닥을 짚고 있는 상황이 담겼다. 다이빙을 유도하는 여성의 목소리가 들렸고, 조씨 등이 다이빙하는 모습은 없었다고 한다.


다이빙 전 모습만 있고 다이빙 장면 없어
수사 관계자는 “당시 경찰관도 의아했다고 한다. 조씨가 왜 그 영상을 줬는지, 다이빙하기 위해 바위 위로 올라가는 영상을 찍혀 있는데 실제로 뛰어내리는 장면은 왜 없는지 등이 이해가 안 됐다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영상을 본 경찰관은 조씨에게 과학수사계 직원의 휴대전화로 이 영상을 전송하라고 요청했고, 과학수사계는 검시를 마친 뒤 자정쯤에 영상을 확인했다는 게 수사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 사건을 내사한 가평경찰서는 이 영상을 확인하고 이은해(31)씨와 조씨 등을 조사했다.
그러나, 이씨 등의 휴대전화 전체를 살펴보지는 못했다. 구체적으로 혐의가 입증되지 않은 상황에서 영장을 신청하기 어려웠다고 한다.
가평서는 5개월간의 내사 끝에 조씨 등에게 특별히 범죄 혐의점이 없다고 판단하고 그해 11월 사건을 내사 종결했다.


“피해자 사망 이후에 편집한 흔적 있다”




황민구 법 영상분석연구소장은 조씨가 수사기관에 제출한 영상을 분석한 뒤 이 영상이 조작된 정황이 있다고 판단했다. 영상 파일 제목상으로 오후 8시17분에 촬영된 것으로 추정되지만 영상 데이터를 살펴보니 오후 11시4분(데이터엔 오후2시4분이라고 뜨지만 표준시 때문에 실제로는 9시간을 더한 11시4분을 뜻한다) 에 영상을 편집한 흔적이 발견되서다. 사진 법영상분석연구소 제공


특별한 의미가 없는 것으로 보였던 영상은 재수사가 시작되면서 다시 수면위로 떠올랐다.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은 지난해 8월 법영상 분석 전문가에게 사건 당일 계곡에서 찍힌 영상 대여섯개를 분석해달라고 의뢰했다.

조작 여부 등을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영상을 분석한 황민구 법영상분석연구소장은 “이 영상은 화면 옆에 테두리 여백이 있고 화면 비율이 맞지 않는다.

휴대전화 내에서 편집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압축된 형태인 이 영상엔 등장인물의 얼굴이 또렷하게 담기진 않았다고 한다.

황 소장은 “해당 영상은 사건 당일 오후 8시17분쯤 촬영된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사건 당일 오후 11 14분쯤 영상이 편집된 기록이 남아 있다”고 말했다.



무죄 입증 증거로 준비?
법조계에선 조씨 등이 영상을 촬영해 자진해서 제출한 행위가 의심스럽다는 분석이 나온다.
의도적으로 윤씨가 사망하기 전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자신은 결백하다는 취지의 주장을 하려 했을 수 있다는 것이다.
김한규 법무법인 공간 변호사는 “조씨 등이 범죄 혐의점을 희석하기 위한 증거로 삼기 위해 이 영상을 촬영했을 가능성이 높다”며
“영상이 실제 조작됐다면 이들은 거짓을 주장하고 있다는 강력한 의심을 받게 된다.
수사기관에선 오염된 증거를 토대로 이들이 범죄 혐의점이 짙다고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사건 당일 누가, 어떤 의도로 이 영상을 촬영하고 편집했는지도 조사돼야 할 부분이다.
이은해씨와 조씨는 살인 혐의와 언론에 제기된 여러 의혹에 대해 전체적으로 부인하고 있다고 한다.
검찰 관계자는 “수사 중인 사안이라 자세한 건 확인해주기 어렵다”면서 “조씨 등과 관련한 여러 의혹을 모두 들여다보고 있다”고 말했다.


심석용·최모란 기자 shim.seokyong@joongang.co.kr





출처 : https://n.news.naver.com/article/025/0003190803